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 대담(1)

2005년 버크셔 해써웨이의 연례 미팅에서 워런 버핏과 챨리 멍거가 나눈 대담의 주요 부분 요약입니다. 상당히 길어서 몇 편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경영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세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워런버핏(Warren Buffett): 제일 중요한 건 경영자가 자신의 비즈니스에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우리가 어떤 기업체를 사는 것은 그 기업의 오너가 평생 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을 현금화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을 파는 사람은 이미 큰 부자입니다. 단지 우리는 그의 재산을 현금이라는, 보다 유동성 높은 형태로 바꾸는 것일 뿐이죠.

딜이 종결된 후부터 이전 오너는 더 이상 돈을 위해서 출근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그 문제에 관해서라면, 딜이 종결된 뒤부터는 이전 오너는 더 이상 일을 할 필요도 없지요.) 우리 버크셔는 어떤 형태의 고용 계약도 하지 않습니다. 일단 우리가 어떤 비즈니스를 구입하면 최선을 다해서 기존 오너의 사업에 대한 열정을 꺼뜨리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버크셔의 본사에는 16명의 직원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업체 경영자 중 누가 떠난다면, 대신해서 경영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자기 사업을 사랑하는 경영자로부터 사업체를 구입하고 싶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경영자 말구요.

열정 다음으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지성과 에너지 그리고 정직함입니다. 그 마지막 요소, 정직함, 이게 중요합니다. 정직함이 없는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차라리 그 사람이 멍청하고 게으른 편이 낫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큰 곤경에 빠질 수 있어요.

챨리멍거(Charlie Munger;버크셔 부회장, 버핏의 절친한 친구): 우리 시스템은 지금까지 아주 훌륭하게 운용되어 왔습니다. 딱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그걸 카피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거죠.

안호이저-부쉬(Anheuser-Busch;버드와이저 만드는 맥주 회사)를 구입하겠다는 결정은 어떻게 내리신 건가요? 그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궁금합니다.

버핏: 그 주식을 구입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 약 2초 걸렸습니다. 저는 지난 25년 동안 안휴져-부쉬의 사업보고서를 읽어 왔지요. (제가 다른 여러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그 회사도 100주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사업보고서를 손쉽게 구해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내 맥주 판매량은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정체 상태였습니다. 와인, 포도주가 맥주 시장을 잠식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려 왔죠. 밀러도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아 왔구요. 그러므로 안호이져-부쉬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최근 지출을 늘려야만 했고, 판촉을 위한 가격책정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맥주 사업은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특히 안호이저의 비즈니스는 여전히 엄청나게 강력하구요. 지난 50년 동안의 미국 맥주 산업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오마하에서는 Storr가 50% 넘는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덩치가 큰 전국적인 플레이어가 점차적으로 맥주 시장을 합병 정리하기 시작했지요. 1970년대에는 Schlitz가 전국적으로 가장 매출이 큰 맥주회사였습니다. 미국 내 맥주 비즈니스는 큰 폭으로 성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버드와이저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커져 가고 있습니다. 버드와이져는 앞으로도 튼튼할 것입니다. 회사의 어닝은 당분간 크게 늘지 않을 것입니다만 그런 건 우린 개의치 않습니다.

멍거: 우리 정도 규모의 투자자가 어떤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으려면 그 기업은 때때로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을 겪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버핏: 또한, 맥주는 다른 PL(Private Lable) 상품이나 상표 없는 제품으로부터 오는 경쟁이 없습니다. 그러나 1인당 맥주 소비량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멍거: 수십 년 전에는 미국 내에 수백 개의 맥주 브랜드가 있었죠. 지난 수년 간의 트랜드는 집중화입니다.

warren buffett and charlie munger

버크셔는 다른 기업매수자들, 이를 테면 헷지펀드(hedge fund)라든지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와 어떻게 다른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지요? 버크셔는 어떤 점에서 유니크할 수 있습니까?

버핏: 요즘엔 딜을 찾아 다니는 돈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 결과 '좋긴 한데 그저 그런 비즈니스'를 구입하는 것으로 이어지죠. 5년 전에 비해 더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뭐든 사겠다고 돈을 들고 줄을 서 있는 실정입니다. 사모펀드 중에는 다른 사모펀드에 사업체를 다시 파는 것도 있습니다. 그 사모펀드도 구입한 회사를 다시 되팔려는 계획을 갖고 있구요. 버크셔는 그런 쪽엔 들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겠죠. 버크셔는 그런 매수자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위치를 차지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빠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제 투자 경력에 있어서 세 번인가 네 번 정도, 시중에 풀린 자금이 너무 많아서 매력적인 딜을 하거나 매력적인 가격에 기업을 살 수 있는 게 불가능해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1969년에 파트너쉽을 해체했죠.

앞으로 4년 내에 제 인생 최고의 구입 기회가 올 것입니다. 여러 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1998년에도 믿을 수 없는 기회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도 사람들은 똑똑했고 많은 돈을 갖고 있었지만 어쨌든 기회는 있었어요.

1998년, 국채 경과물(off-the_run goverment bonds)은 최근 발행 국채(on-the-run government bonds)보다 30 베이시스 포인트 더 수익율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둘 다 아주 유동성이 높았죠. 둘 다 디폴트 리스크(default risk)는 제로였지만, 수익율곡선(yield curve)의 마지막 부분에서 6개월의 만기가 차이가 나는 것 때문에 30 베이시스 포인트의 수익율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 그랬습니다.

정크본드(junk bond) 마켓도 얼마나 많은 것들이 급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입니다. 다음의 챠트는 몇 개의 정크 본드의 최고 수익율과 이후 최저 수익율 그리고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몇 달이 걸렸는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Issuer Highest Yield (%) Lowest Yield (%) Months from peak to trough
Williams 75.4 7.0 14
Dynegy 67.7 6.0 14
Qwest 54.1 8.5 14
Crown Cork & Seal 48.5 4.4 17
Nortel 44.3 5.4 13
CMS 42.7 4.1 13
ABB 33.7 4.7 13
Lucent 31.6 7.5 16

멍거: 많은 매수가 수수료 수입을 노리고 행해집니다. 운용하고 있는 자산의 몇 퍼센트를 수수료로 준다는 식이라면 어떤 사업체를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는 게 이상할 게 없습니다.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씨는, 아마도 지금 이 자리에 계실 것으로 믿습니다만,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 하겠다는 이유로 실제 투자자들에게 돈을 환불했던 것으로 압니다. 바로 그런 것이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투자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죠.

버핏: 얼마 전에 어떤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름을 대면 여러분도 알 만한 분인데,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재보험사에 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는 그 재보험사에 투자하려고 안달이었는데 그 이유는, 데드라인까지 어딘가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은 돈을 되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자신이 잘 알지 못 하는 비즈니스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이었습니다.

찰리와 저는 여러분과 함께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를 가능성과 함께 떨어질 리스크도 우린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투자자들은 우리처럼 떨어질 때도 운명을 같이 하는 방식을 꼭 갖고 있는 건 아니더군요. 요즘 시대에 경쟁이란 건 정말 터프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정말 실제 돈이 왔다 갔다 하는 일들이 일어 나고 있다는 말이죠.

멍거: 우리에게 자기 사업체를 파는 사람들은 사모펀드나 헷지 펀드에게 팔려 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버핏: 우리가 했어야 할 딜인데 다른 측에서 가져 간 딜은 최근에 하나도 없었습니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요?

버핏: 저는 7살 때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인생을 헛살고 있었죠.(그 얘기를 하니까 W.C. Fields 씨가 돈을 상속받았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그는 상속받은 돈의 절반을 위스키 마시느라 탕진했고 나머지도 다 헛되이 날려 버렸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오마하에 있는 Harris에서 일했습니다. 그 때는 주식시장이 토요일 오전에 열렸죠. 저는 토요일 아침에 아버지 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투자나 주식 시장과 관련된 읽을거리를 닥치는 대로 다 읽었습니다. 11살이 되었을 때, 저는 세 주의 주식을 샀습니다. 네브라스카에 있던 바로 그 때, 벤 그래함이 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일단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읽으라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시작하고 많이 읽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투자에 있어서 소수의 선택된 자들만 아는 비밀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특정한 기질적인 면이 필요합니다. 지능지수는 높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큐가 125 정도라면 그 이상 넘는 부분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특정한 기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하죠. 그리고 항상 기회를 찾으세요. 매일 매일 배울 수 있습니다. 매일 액션을 취할 수는 없지만 매일 배울 수는 있습니다. 이건 다른 어떤 게임이나 마찬가지로 즐기는 사람이 잘 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일찍 시작하세요. 그리고 성공적이라고 증명된 프레임웍을 따르세요.

멍거: 워런은 저보다 더 투자 과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투자를 하는 것은, 이를 테면 외과의사가 되는 것 같은 소명에 비하자면 낮은 소명입니다. 저는 투자를 운용하는 부문으로 GDP의 많은 부분이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너무 많은 두뇌들이 그 쪽으로 가는 것도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 저는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해 왔다는 사실이 무척 싫습니다. 반면, 기업체 최고경영자는 투자를 공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버핏: 그렇습니다. 경영자들이 만약 투자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한다면 더욱 훌륭하게 경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최고경영자는 종종 자신의 개인적 돈 관리를 다른 사람에게 맡깁니다. 하지만 바로 그가 투자은행 사람들을 자기 방으로 끌어 들여서 어떤 투자할 건에 관해 2시간짜리 프리젠테이션을 할 것이고 전략위원회 같은 걸 주재해서 딜을 진행할 건지 말지를 결정하겠죠. 그런데 바로 그 최고경영자는 자기 자신의 돈이 걸린 투자는 직접 결정할 자신이 없다는 거.

멍거: 현시대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사고 파는 행위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가 쏟아 부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그 어떤 시대에도 이런 식의 광적인 에너지가 집중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런 것을 보면서 소돔과 고모라가 생각납니다.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중국 석유 회사)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버핏: 우리가 페트로차이나를 구입한 것은 몇 년 전에 제가 그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읽고 난 뒤였습니다. 그 회사는 우리가 보유했던 최초의 중국 주식이었고, 아직까지는, 마지막 주식이기도 합니다. 페트로챠이나는 전세계 석유의 3%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주 많은 양이죠. 엑슨모빌(ExxonMobil)의 80% 규모입니다. 페트로차이나는 작년에 120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포츈 500 기업 중 경우 5개 회사만이 작년에 그 정도를 벌었습니다. 우리가 그 회사를 샀을 당시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는 작년 수입의 3배를 주고 산 것이지요. 페트로차이나는 부채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번 것의 45%를 배당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불한 비용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투자액 대비 15%의 현금수익을 올린 것이죠. 중국 정부가 페트로차이나의 90%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는 1%를 갖고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그래서 우리가 그 회사를 콘트롤하고 있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불행히도 정부 소유가 아닌 주식의 10%를 보유하게 되었을 때 공시를 해야만 했습니다. 더 구입할 수 있었지만 주가가 올라 버렸죠. 경영진은 회사를 잘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페트로차이나는 5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멍거: 그런 기회가 항상 있다면 참 좋겠어요.

버핏: 누구나 페트로차이나의 사업보고서를 읽을 수 있었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투자하기 전 회사를 방문한 적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사업보고서에 다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냥 제 사무실에 앉아서 보고서를 읽었던 겁니다. 당시엔, 유코스(Yukos)가 페트로차이나보다 미국 내에서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었죠. 그러므로 결국 러시아에 투자할 거냐 중국에 투자할 거냐의 문제였던 겁니다. 페트로차이나는 유코스보다 훨씬 쌌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러시아보다 경제적 환경이 나았구요. 만약 페트로차이나가 미국 정유회사와 같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면 얘기는 달랐겠죠.

많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가격이 오른다면 기업들의 마진도 손상을 받을까요?

버핏: 그건 비즈니스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 카페트 회사의 경우 기름 값이 오른 것에 큰 영향을 받아 왔습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가격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늦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우리 리테일러들을 보호하기를 원합니다. 존스-맨빌(Johns-Manville)은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마진에 악영향을 미쳤지요.

강력한 포지션을 점유한 비즈니스는 높은 원자재 가격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치 높아진 인건비를 이겨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사실상 일종의 세금입니다. 사업체에 부과된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부과된 세금이죠. GDP 대비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최고 수준에 있으므로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게 당연합니다. 총 세금 중 기업들이 낸 세금의 비율이 역대 최저라는 점도 특기할 만합니다.

멍거: 어떤 기업들이 높은 비용을 극복해 낼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버핏: 우리는 방해받지 않는 가격결정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사업체를 사고 싶습니다. 1972년에 우리가 시즈 캔디즈(See's Candies)에 관심을 가졌을 때, 우리는 자문해 보았습니다. 가격을 파운드 당 10센트씩 더 올린다면 매출이 떨어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가격을 올리기 전에 장시간 토의를 거쳐야만 한다면 그 비즈니스는 좋은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30년 전의 신문업은 광고주들을 묶어 둘 수 있었습니다. 지역 내 광고주들이 소비자에게 알릴 유일한 메가폰을 갖고 있는 게 신문이었기 때문이죠. 신문사는 구독자나 광고주들의 외면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광고비를 올리는 건 대부분 신문사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습니다. 신문용지 가격이 오르면 신문 가격을 올렸고, 용지 가격이 떨어지면 가격을 내렸죠. 요즘엔 신문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 있어 고심을 거듭하죠. 가격을 올려서 광고주들이 다른 미디어로 떠나 버리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요. 그리고 독자들이 떠나 버리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독자들이 떠나면 다시는 돌아 오지 않습니다.

가격을 올리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를 통해서 어떤 사업체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맥주 사업은 가격을 올리기가 힘든데, 이건 별로 좋은 싸인이 아니지요.

이제는 배당에 대한 세금이 가벼워졌는데요, 배당을 발표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버핏: 최근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가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에 밝혔던 것처럼, 배당이 완전히 비과세가 되더라도 우리는 배당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가 1달러를 유보해서 현재가치 기준으로 그보다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그 1달러를 계속 보유합니다. 지금처럼 현금이 많은 상황에서 그건 쉽지 않은 일이긴 하죠.

하지만 만약 현상태에서 변화가 없다면 몇 년 내로 배당 이슈의 입증책임이 옮겨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점점 더 덩치가 커졌기 때문에 배당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마도 큰 액수를 배당해야 한다는 식이 될 수 있죠. 그러나 지금까지는 우리의 배당 정책이 옳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가 올 몇 년 동안 현금을 사용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면 입증책임은 우리에게 지워지게 될 것입니다.

달러 가치가 얼마나 더 하락할 것으로 보십니까?

버핏: 무역 적자가 6180억 달러에 이르고, 경상수지 적자 역시 엄청납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되돌리려면 엄청나게 큰 일을 겪어야 할 정도로 말이죠. 몇몇 경제학자들은 소프트랜딩(soft landing)이 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저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또 어떤 이유로 숫자들이 줄어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럴 거라고 주장하는군요. 미국은 현재 자신의 富를 외국으로 넘겨 버리는 중입니다. 폴 볼커(Paul Volcker)씨가 최근 워싱턴포스트 지 컬럼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지요. 볼커 씨는 이것이 연착륙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상태인 자본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에 투자되어 있고, 또 다른 부분은 채권에, 그리고 또 주식에 투자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투자자들의 마인드를 동시에 바꾸기 위해서는 뭔가 일이 터져야 할 겁니다. 이러한 "전자적 무리(electronic herd)"의 규모는 역대 최고입니다. 어떤 외래적인 사건이,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 같은, 이 무리들을 우루루 몰려 가게 만들 수 있겠죠.

여러분이 미국이 아닌 곳에 살고 있다면 여러분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없앨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문을 향해 동시에 달려 가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경제적 사건이 언제 일어날 지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하는 건 훨씬 쉬운 일이에요.

멍거: 저는 사람들이 소비자 신용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도덕성을 결핍하고 있다는 데 보다 더 혐오감을 느낍니다. 나는 달러에 관해서는 워런과 조금 다른 입장입니다. 거대한 문명은 많은 멸망을 품고 있죠. 현 상황에 위험요소들이 있느냐구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는 시스템이 더 많은 남용을 견뎌낼 수 있을 걸로 믿어요.

버핏: 미국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부유한 국가입니다. 미국을 하나의 농장으로 가정해 봅시다. 그 농장은 너무나 커서 소유자들이 농장 경계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가정해 보죠. 매년, 우리는 그 농장이 생산한 양보다 6% 더 소비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농장의 일부를 팔아 치우거나 농장 일부에 대해 담보 대출을 받아서 메꿉니다. 농장은 너무나 커서 우리는 무엇을 팔아 치웠는지를 확인할 수조차 없습니다. 바깥 세상 사람들은 우리 농장의 일부를 소유하게 되어서 행복해 하고 있지요. 그게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양상이었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오랫 동안 진행될 수 있을 거고, 결국엔 다른 나라가 미국의 대부분을 소유하게 되겠지요. 우리는 매일 외국으로 20억 달러씩 내보내고 있습니다.

멍거: 이 문제에 있어서 저는 워런만큼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외국인들이 미국의 10%를 소유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미국의 부가 30% 더 커진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버핏: 富와 세계 속의 지위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 혁명 전쟁을 치루는 대신 영국에 매년 생산량의 3-5%를 바치는 데 동의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그 댓가로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구요. 저는 미국이 철저한 독립을 요구하며 영국에 바치는 것을 중단할 때까지 얼마나 오래 참고 있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은 지금 다른 세계에 조공을 바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죠. 버크셔는 현재 210억 달러의 외환 계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내림세로 돌아 서면 버크셔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버핏: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우리 사업 일부에 손상을 입힐 것입니다. 카펫 비즈니스 같은 거요. 하지만 다른 부문에서 그걸 메꾸는 반전이 있겠죠. 버블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자극을 준다면, 우리 제조업 부문에서 그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우리는 투자 기회가 늘어 나는 것 역시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지겠죠. 저는 보통의 경우 거시경제에 베팅하는 쪽이 아닙니다.(비록 외환에 벳팅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개별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페트로차이나에 투자했던 것처럼요.

현재의 주택 시장은 네브라스카 팜랜드에서 25년 전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게 합니다. 당시 토지가 에이커 당 2000달러에 팔리고 있었고 몇 년 뒤 FDIC로부터 에이커 당 600달러에 살 수 있게 되어 버렸지요. 팜랜드의 붐(boom) 동안 현금은 휴지조각처럼 여겨졌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했구요. 많은 은행들이, 대공황에도 살아 남았던 은행들도 포함해서, 망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미쳐 버리는 거 같습니다.

물론 주거용 부동산은 팜랜드의 경우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택에 거주하므로 주택에 투자하는 것은 순전히 경제적인 것만은 아닌 겁니다. 하지만 왜 장기간에 걸쳐 건설비용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지 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멍거: 캘리포티아 라구나(Laguna, California)와 워싱턴 D.C. 같은 곳에서 부동산 가격 거품이 있습니다. 라구나에 있는 바다가 보이는 평범한 주택이 35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그 집을 짓는 데 소요된 비용이 50만 달러라고 가정해 보세요. 그 말은 곧 토지가 300만 달러라는 뜻이 됩니다. 당연히, 바다가 보이는 토지이므로 상대적으로 희소가치가 있죠. 하지만 토지의 크기가 1/8 에이커도 안 됩니다. 그 말은 평범한 바닷가 주택이 깔고 있는 땅이 1에이커 당 2700만 달러라는 의미죠. (역자주: 1에이커는 약 1200여 평)

버핏: 1 에이커에 2700만 달러라면, 나는 차라리 욕조를 쳐다 보고 있겠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